상하이에 와서 몇 주 후, 가족들과 함께 주말 상하이임시정부청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. 입구는 큰길에서 안쪽으로 들어간 골목 쪽으로 나 있었다. 임시정부청사 건물 옆으로는 생각했던 상하이 이미지와는 좀 다른 골목길이 이어져 있었다. 높은 빌딩과 쇼핑몰, 소음과 인파로 가득 찬 도심에서 골목길로 한 발만 들어갔을 뿐인데 노인 한 분이 바깥에 내어놓은 의자에 앉아 한가로이 부채질하고 있었다. 바삐 걸어가는 사람도, 차들도, 소음도 없는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. 한 발자국 차이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다니, 기이하지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. 농탕 vs 후통, 스쿠먼 vs 쓰허위엔 이렇게 골목을 사이에 두고 앞집의 뒷문과 뒷집의 앞문이 길게 이어진 상하이의 주거 양식을 ‘농탕(弄堂..